For Prospective Students

의공학을 전공하기 위한 준비

의공학에 관심이 있다니 반갑군요.

현재 서울대학교에는 학부과정에 의용생체공학 관련 과는 없습니다. 모두가 대학원 과정입니다. 그리고 대학원 과정은 의과대학의 기초의학분야와 공과대학의 협동과정(의용생체공학전공/바이오엔지니어링)으로 개설되어 있어서 다양한 전공과정의 학생들이 학부과정 동안 수강한 내용에 관계없이 모두 진학할 수 있도록 문호가 개방되어 있습니다.

우리 실험실은 의료전자실험실(Medical Electronics Laboratory)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기전자공학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공학부 출신자들이 주로 진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물전자(Bioelectronics)와 관련된 연구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의생명전자공학실험실(Biomedical Electronics Laboratory)이 더 정확할 겁니다. 우리 실험실에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부과정 동안에 의생명학 (Biomedicine) 분야의 과목을 수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지식이 부족한 것을 걱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생물학이나 생리학 같은 과목을 학부과정에서 수강했다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먼저 학부 전공과정에서 들어야하는 주요과목들을 잘(충실하게) 수강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의공학은 다양한 공학분야의 기술과 이론은 의생명학 분야에 응용하는 2차 응용학문인데 공학과 의생명학 모두 너무나 광범위한 학문분야여서 한사람이 전체를 다 잘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공학을 의생명학에 응용하는 일을 하는 우리로서는 무엇보다도 공학을 확실히 이해하고 공학적인 기술들을 잘 다룰줄 아는 것이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 됩니다. 물론 우리가 어느정도 수준까지 의학이나 생물학 분야의 지식습득을 하기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의생명학 전공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이해를 위한 수준이지 그 이상은 아닙니다. 따라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남은 기간동안 지금까지보다 더 철저히 자신이 전공하고 있는 공학 관련 과목을 잘(충실하게) 수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실험실의 경우에는 석사과정동안 우리 의과대학의 생리학이나 생화학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어서 그때 많은 의학관련 공부를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논리로 만약 의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의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우선 자신이 전공하고 있는 의학공부를 열심히 하는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하다면 인턴과정까지 수료하여 임상의 기초 환경을 경험하는것도 추천합니다. 의공학과로 진학하면 여러가지 공학관련 방법론(methodologies)들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이것을 활용하여 임상이나 기초의학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의 개발이 결국 목표가될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의학자로서의 경쟁력은 임상과 기초 의학분야에서 새로운 methodology를 필요로하는 중요 주제의 발굴과 이에대한 가능한 해법의 제시에 있다고 봅니다.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로서는 이러한 문제점의 존재에 대한 지식부족과 이에 대한 해법에 대한 의학적인 제한점 등의 이해에 있어서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의대생들로서 의공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사람들 중에는 의대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전공분야를 의공학으로 선택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학생들에게 의학공부를 더 열심히 하라고 하면 받아들이기 힘들것입니다만, 이제부터는 의학공부의 관점을 새롭게 설정해서, 앞으로 본인이 연구하고 개발할 새로운 방법론들로 해결해 줄 수 있는, 현대의학이 안고 있는 제 문제점들을 파헤치는 관점으로 의학공부를 해나가길 바라는 것입니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비판에서 새로운 발전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본교의 공과대학 학생이라면 전기공학부 4학년 1학기에 의용생체공학개론이라는 과목이 개설되어 있으니까 그 과목을 수강할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한가지 더 추천하고 싶은 것은 전기공학부 4학년 졸업 프로젝트를 우리 실험실에서 개설한 주제로 선택하면 좋습니다. 미리 실험실에 와서 선배들과 함께 실험실습을 해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될겁니다. 실제로 현재 의공학 협동과정에 진학한 학생들 중에 상당수가 이 실습과정을 통해 의공학을 접하게되고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실습과정의 개설을 위해서는 우리가 실험주제를 과사무실에 제출해야하기 때문에 (아마도 겨울방학시작쯤까지 제출해야할 겁니다.) 실험하기를 원하면 미리 연락을 주기 바랍니다.

학위 취득후의 진로

의공학 분야에서 학위 취득 후의 진로는 타 대학 학과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산,학,연 모든 곳으로 진출한다고 보면 됩니다.

(1) 산업계

국내 의료기기 전문회사는 의료용 초음파 전문회사인 (주)메디슨의 성공신화를 시작으로 여러 크고작은 업체들이 각자 특수한 분야에서 전무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향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공학과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이 가겠다고 하면 환영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실제로 지금도 졸업생을 소개해 달라는 회사들의 문의 전화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중소업체인 것이 흠이긴 하지만, 벤처기업을 포함해서 입사 직후부터 중책을 맡아 꿈을 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대기업의 경우에도 의공학 전공자가 취직에 불리할 거라고 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외국계 회사로는 GE, Siemens, Agilent(HP로부터 분사) 등이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스마트폰 사업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올리고 있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이 의료기기 사업을 미래 먹거리 아이템으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의공학 전공자들을 대거 영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최대 경쟁사이면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업계를 선도해왔던 미국의 애플이 Healthcare 전문기업들과의 협력이나 의료기기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있는 사실에 국내 기업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국내 대기업의 특성 상 단기간에 수익 창출이 난망한 의료기기와 같은 분야에 얼마나 장기간 동안 투자를 지속할지는 미지수입니다.

(2) 학계

학계는 오히려 다른 전공분야보다 상황이 좋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의공학 관련과들의 교수 모집이 계속되고 있고 공과대학의 일반과들에서도 바이오전공자를 찾고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 경우에는 본인의 노력으로 좋은 논문을 많이 써야 경쟁력있게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01-2002년의 경우 국내 여러 곳에서 의공학 전공교수를 모집하였으나 적당한 사람이 없어 제대로 충원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2014년의 변화는 그 동안 학계에 불어 닥쳤던 high impact journal 논문에 대한 우대 정책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10여년 넘게 publication list에 의존하는 교수선발 정책에 힘입어 bio 분야 연구자들이 의공학과를 포함한 기존 공대나 자연대 학과들에 신규교수 인력으로 상대적으로 많이 충원되었습니다. 최근의 추세는 논문발표 실적보다는 상용화를 통한 경제발전에 기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변화되고 있습니다. 의공학은 본질적으로 의료기기를 연구하는 학문 분야인 만큼 새로운 의료기기의 개발과 수입 의료기기의 국산화 등 실질적인 산업화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화되는 대학의 교수인력에 대한 역할 요구에 잘 적용되는 분야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3) 연구계

정부 출연연구소들은 의공학 전공자들이 전문 연구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 실험실의 경우 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 진출이 많은데, 정보통신부 산하의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여느 일반 대기업과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대우와 우수한 연구분위기가 특징입니다. 그 밖에도 다른 정부출연연구소(e.g. 전기연구원(KERI))나 대기업 연구소(e.g. LG, 삼성)로도 진출이 가능합니다.

앞에서 열거한 연구기관 외에도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 한국기계연구원(KIMM), 생명공학연구원(KRIBB) 등 국내 유수한 국책연구원들은 거의 모두 의료기기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어서 의공학 전공자들이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여 조언하고 싶은 것은, 학위 취득 후의 진로에 대해서는 누구도 정확한 예측을 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능력과 업적에 dependent한 사항이고 해당자가 취업을 하려는 당시의 경제적, 사회적 상황에 따라 모든 게 변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중요한 한가지 원칙은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논문을 많이 쓰고 능력이 검증된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진로가 펼쳐질 수도 있지만, 아무리 서울대학교의 상표가 붙어있다고 해도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지 못하는 사람은 평균적인 진로조차도 보장받지 못한다는 것이죠. 이건 인생의 진리이기 때문에 꼭 의공학 분야와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학부 졸업생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게되지만, 정답은 존재하지 않아요. 만약 그런 길이 있다면 누구나 그 길을 가게될 것이고, 곧바로 그 길은 평범하거나 그 이하의 길이 되어버리겠지요.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이러한 인생 길을 전문가로서 헤쳐나가기 위한 자신감이고 대학원은 바로 이 자신감을 획득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2003. 8. 12.

2014. 11. 25. (일부수정)

김 희 찬,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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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whatisbme/forprospectives.txt · Last modified: 2014/11/25 12:43 by hc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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